생활/문화
[과학수사 대해부] 한국, 지문 감정·유전자 분석은 세계최고 수준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지문 감정·유전자 분석 등 일부 분야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우수성을 자랑한다. 경찰청 과학수사계 옥얼찬 경감은 과학수사의 주요 검거 사례를 묻자 “과학수사는 사건 현장에서 첫 시작이다. 거의 모든 사건이 과학수사로 해결된다”고 말했다.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증거분석계 한 사무실에는 각종 지문분석 장비와 함께 첨단 기법을 설명한 도표가 걸려 있다. 과학수사센터에서 직접 개발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고온 처리 지문 감정 기법’이다. 이는 시간이 오래 경과돼 말랐거나 물에 불어 지문 인식이 불가능한 변사체의 손을 고온 처리해 지문을 채취하는 수사 기법. 손가락을 100℃ 끓는 물에 3초간 넣었다 빼거나 손가락에 뜨거운 물을 주입해 지문을 채취한다. 피부가 팽창해 땀샘이 열리고 융선이 돋아나면서 지문이 드러난다. 국내 케이블채널 드라마 ‘하드보일드 과학수사극 KPSI’에 소개됐고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참사 때 우리 과학수사팀이 이 방법으로 시신 신원을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과 최근 네팔 유엔평화유지활동 헬기 추락사고에서는 우리의 유전자 감식 능력이 각광을 받았다. 서래마을 사건은 당시 용의자인 쿠르조 부부가 프랑스로 떠나 DNA 샘플을 확보할 수 없는 악조건이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현장에 남아 있는 생활용품과 머리카락을 정밀 감식한 결과 이들 부부가 숨진 영아들의 부모이며 살해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네팔 헬기 추락 사고 때는 유엔네팔임무단이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우리측에 “한국의 유전자 감식 기술 수준이 높으니 도와달라”며 고 박형진 중령을 포함한 사망자 10명의 시신 확인을 모두 의뢰했다. 지난 2월 중순 발생했던 숭례문 화재 방화범 검거에는 경찰청 범죄정보관리시스템 ‘심스’(CIMS•Crime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2004년 경찰의 사건관리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개발된 심스는 1000만 건이 넘는 각종 범죄기록과 사건수사, 범죄통계 및 분석, 수사지식정보 등이 저장된 전산시스템이다. 범인의 외모 및 특징, 성장과정, 심리상태, 범행 수법, 진술 내용, 사법처리 결과 등 사건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저장한다. 방화 전과자와 문화재 방화로 검색해 용의자를 좁혀 방화범 채모씨를 하루 만에 검거했다.한용섭 기자▷ 거짓말탐지기, ‘입의 진실’ 95% 판독▷ 거짓말탐지기, 속일 수 있을까?▷ 한국, 지문 감정·유전자 분석은 세계최고 수준▷ 미드 CSI와 비교한 국내 과학수사 현실▷ KPSI(경찰청 과학수사센터)의 조직과 주요 업무▷ 과학수사에 어떤 장비들이 쓰일까?
2008.03.28 13:37